아시안게임 일본 나고야, 알고 보니 전국시대의 격전지

일본 나고야, 그리고 전국시대

 * 대표 이미지 자료는 AI로 제작하였습니다

2026년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시를 중심으로 제20회 아시안게임이 열립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나고야를 처음 찾는 사람도 많을 것 같습니다.

나고야라고 하면 흔히 나고야성, 미소카츠, 히쓰마부시, 도요타 등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이 도시가 일본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특히 일본 전국시대에 관심이 있다면 나고야와 그 주변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곳입니다.
오다 노부나가가 성장했고, 이마가와 요시모토가 대군을 이끌고 진격했으며, 훗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거대한 나고야성을 세운 곳이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나고야를 여행하면서 약 500년 전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알아두면 좋은 전국시대 옛 지명

전국시대 이야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지명이 계속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일본의 행정구역은 현재의 도도부현과 달랐습니다.

이번 이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곳부터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오와리(현재의 아이치현 서부, 나고야·기요스 일대)

미카와(현재의 아이치현 동부, 오카자키·도요하시 일대)

스루가(현재의 시즈오카현 중부, 시즈오카시 일대)

도토미(현재의 시즈오카현 서부, 하마마쓰 일대)

현재는 모두 지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역이지만 당시에는 서로 다른 세력이 지배하던 별개의 지역이었습니다.

특히 오와리는 오다 노부나가와, 미카와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연결해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오다 노부나가의 활동지, 나고야와 기요스

오늘날 나고야의 상징은 나고야성이지만, 지금의 나고야성이 세워진 것은 전국시대가 끝난 뒤입니다. 그렇다고 이 지역이 전국시대와 무관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 나고야성 일대에는 그보다 앞서 ‘나고야성(那古野城)’이 있었고, 오다 노부나가가 어린 시절 이곳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부나가는 이후 나고야에서 북서쪽으로 약 10km 떨어진 기요스(현재의 아이치현 기요스시)로 이동했습니다.

1555년 기요스성을 거점으로 삼은 노부나가는 오와리 지역의 패권을 장악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당시 기요스는 지금보다 훨씬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오와리 지역의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5년 뒤인 1560년, 노부나가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1560년 오케하자마, 예상 밖의 승리

당시 이마가와 요시모토는 일본 동부에서 강력한 세력을 가진 다이묘였습니다.
그의 본거지는 스루가(현재의 시즈오카현 중부)였고, 여기에 도토미(현재의 시즈오카현 서부)와  미카와(현재의 아이치현 동부)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마가와 요시모토는 1560년 대군을 이끌고 오다 노부나가가 있는 오와리로 진격했습니다.
이마가와군의 병력은 약 2만5천 명 이상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노부나가가 동원한 병력은 약 2,500명 정도였습니다.
무려 10배에 가까운 차이입니다.
그런데 노부나가는 적을 피해 성 안에 머무르는 대신 기습 공격을 선택합니다.

그가 전투를 앞두고 들른 곳이 지금도 나고야에 남아 있는 아쓰타 신궁입니다.
노부나가는 이곳에서 승리를 기원한 뒤 오케하자마로 향했고, 이마가와군의 본진을 기습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이마가와 요시모토가 전사하면서 대군이 무너졌고, 오다 노부나가는 전국시대의 주요 인물로 급부상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역사에서 유명한 오케하자마 전투입니다.

아쓰타 신궁의 노부나가 흔적

오케하자마 전투를 이야기할 때 아쓰타 신궁을 함께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오늘날에도 나고야를 대표하는 신사인 아쓰타 신궁은 일본 황실의 삼종신기 가운데 하나인 구사나기노쓰루기를 모시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경내에는 노부나가와 관련된 유적이 하나 남아 있습니다.

바로 노부나가베이(信長塀)입니다.
노부나가는 오케하자마 전투에서 승리한 뒤 아쓰타 신궁에 감사의 의미로 담장을 봉납했고, 그 일부가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거대한 성이나 화려한 유적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사적 배경을 알고 방문하면 느낌이 달라집니다.

지금으로부터 466년 전, 목숨을 건 전투를 앞둔 노부나가가 이곳에서 승리를 기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장소입니다.

실제 전투가 벌어진 오케하자마

노부나가의 이야기를 제대로 따라가 보고 싶다면 오케하자마도 찾아볼 만합니다.
현재 오케하자마 일대는 나고야시 미도리구에 속해 있으며, 전투를 기념하는 여러 유적과 공원이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오케하자마 고전장공원입니다.
주소는 아이치현 나고야시 미도리구 오케하자마키타 3-1001입니다.
이곳에는 오다 노부나가와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동상과 관련 유적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국시대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나고야성보다 이곳이 더 인상적일 수도 있습니다.
나고야성은 웅장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명 관광지입니다.
반면 오케하자마는 평범한 나고야의 주택가와 도로 사이에 역사적 현장이 남아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바로 이곳에서 일본의 역사가 크게 움직였다’고 생각하면 평범해 보이는 풍경도 다르게 보입니다.

나고야에는 오다노부나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치현의 역사를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일본 통일의 주역 세 사람이 모두 이 지역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오다 노부나가는 오와리, 현재의 나고야와 아이치현 서부에서 성장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현재 나고야시 나카무라구와 관련이 깊은 인물입니다.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미카와, 현재의 아이치현 동부 출신입니다.세 사람의 관계를 시간순으로 보면 일본 전국시대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노부나가가 먼저 세력을 확대했고, 혼노지의 변으로 노부나가가 죽은 뒤 히데요시가 정권을 장악했습니다. 그 뒤 히데요시가 사망하면서 다시 권력 투쟁이 벌어졌고, 최종 승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였습니다. 그리고 이 이에야스가 나고야의 역사를 완전히 바꾸게 됩니다.

나고야성을 만든 도쿠가와 이에야스

1600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한 이에야스는 1603년 에도막부를 열었습니다.
이후 오와리 지역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기 위한 거점으로 나고야를 선택했습니다.
1609년 나고야에 새로운 성을 건설하기로 결정했고, 1610년부터 본격적인 축성이 시작됐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오늘날의 나고야성입니다.
천수는 1612년에 완성됐고, 1615년에는 혼마루고텐도 완성됐습니다.

나고야성의 거대한 석벽과 금빛 샤치호코는 당시 도쿠가와 정권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이었습니다.
전국시대에 수많은 성이 전쟁을 위해 만들어졌다면, 나고야성은 전국시대가 끝난 뒤 새로운 시대를 안정시키기 위한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나고야성을 보면 일본의 역사가 ‘전쟁의 시대’에서 ‘통치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나고야성 이야기에서 빠뜨리면 아쉬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기요스고시입니다.
나고야성이 만들어질 당시 이 지역의 중심지는 기요스였습니다.
하지만 이에야스는 나고야성을 새로운 정치적 중심지로 만들면서 기요스의 주민과 상인, 각종 도시 기능을 나고야로 옮겼습니다.
1609년 이전이 결정됐고 1610년대에 걸쳐 실제 이전이 진행됐습니다.
단순히 성 하나를 지은 것이 아니라 기존 도시의 기능을 새로운 곳으로 옮긴 대규모 도시 재편이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나고야가 거대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출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기요스고시였습니다. 그래서 나고야성을 본 뒤 시간이 있다면 기요스성까지 가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두 장소를 함께 보면 ‘왜 나고야라는 도시가 이곳에 만들어졌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고야에서 전국시대 역사를 따라가 보는 방법

2026년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나고야를 방문한다면 역사 여행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핵심적인 장소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먼저 나고야성에서 도쿠가와 시대의 나고야를 만납니다.

그다음 아쓰타 신궁으로 이동해 노부나가베이를 찾아봅니다. 시간이 된다면 나고야 남동쪽의 오케하자마로 이동해 실제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를 둘러봅니다.

마지막으로 기요스까지 가면 노부나가가 세력을 키웠던 옛 오와리의 중심지를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나고야성 → 아쓰타 신궁 → 오케하자마 → 기요스라는 순서입니다.

이 네 곳만 연결해도 오다 노부나가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까지 이어지는 나고야의 역사를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26년 아시안게임과 1560년 오케하자마

2026년 9월 나고야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선수들이 모여 메달을 놓고 경쟁합니다.
그런데 시간을 466년 전으로 돌려보면 이곳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오와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이묘들이 싸웠고, 스루가와 도토미를 기반으로 세력을 넓힌 이마가와 요시모토가 대군을 이끌고 진격했습니다.
그리고 오다 노부나가는 오케하자마에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그 결과는 일본 역사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후 노부나가와 히데요시, 이에야스가 차례로 등장하면서 전국시대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지금의 나고야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현대적인 도시입니다. 하지만 그 도시의 땅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500년 전의 이야기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아시안게임만 보고 돌아오기에는 아까운 나고야
나고야는 도쿄나 교토처럼 관광지의 이미지가 강한 도시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역사에 관심을 갖고 보면 상당히 재미있는 도시입니다.
오다 노부나가가 성장했던 곳이 있고, 그가 이마가와 요시모토와 맞붙었던 전장이 있으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새로운 도시의 중심으로 삼은 나고야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모든 장소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전국시대의 옛 지명으로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현재의 지도로 바꿔보면 이야기가 훨씬 간단합니다.

오와리 → 현재의 나고야와 아이치현 서부
미카와 → 현재의 아이치현 동부
스루가 → 현재의 시즈오카현 중부
도토미 → 현재의 시즈오카현 서부

이렇게 생각하면 이마가와 요시모토가 어디에서 출발해 어디로 진격했는지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26년 아시안게임을 보기 위해 나고야를 방문한다면 경기장과 맛집만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하루쯤은 이 도시의 과거를 따라가 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아시아 각국의 선수들이 기록을 겨루는 국제도시지만, 1560년에는 오다 노부나가가 자신의 운명을 걸고 싸웠던 곳이었습니다.

스포츠의 도시 나고야

하지만 그 땅에는 아직도 전국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나고야를 찾는다면, 그 흔적을 직접 찾아보는 여행도 꽤 재미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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