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중앙시장 오징어 순대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이 된 오징어순대강원도 여행을 이야기할 때 빼놓기 어려운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오징어순대입니다. 강릉에는 초당순두부가 있고 춘천에는 닭갈비가 있다면, 속초를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로는 아바이순대와 함께 오징어순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속초에 도착해 중앙시장을 둘러보면 오징어순대가 특정 음식점의 별미가 아니라 시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음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속초중앙시장의 공식 명칭은 속초관광수산시장이고, 주소는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16입니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 여러 골목을 걷다 보면 오징어순대를 판매하는 가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징어순대 전문점도 있지만 튀김을 주로 판매하는 집에서도 오징어순대를 함께 내놓습니다.
이곳에서 오징어순대는 이제 속초 여행객들이 시장에서 간단하게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먹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징어로 순대를 만든 이유
오징어순대의 재미있는 점은 이름 그대로 돼지 창자 대신 오징어 몸통을 순대의 외피처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오징어 몸통 안에 각종 채소와 두부, 찹쌀이나 밥 등을 넣은 뒤 쪄서 익히는 것이 기본적인 형태입니다. 완성된 오징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내놓으면 오징어의 쫄깃한 식감과 속재료의 담백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습니다. 이 음식이 강원도, 특히 속초를 대표하게 된 데에는 동해안의 풍부한 오징어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동해안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히던 시절에는 오징어를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해 먹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징어 몸통에 속을 채워 먹는 음식이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발전했고, 속초와 인근 지역에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실향민 음식문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속초의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이후 함경도 지역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많이 정착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아바이순대 역시 이러한 이북 음식문화의 영향을 받아 속초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오징어순대와 아바이순대는 서로 다른 음식이지만 속초의 실향민 문화와 동해안의 수산물이라는 지역적 배경 속에서 함께 알려지면서 속초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속초중앙시장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최근 속초중앙시장을 돌아보면 오징어순대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한두 곳에서만 판매하는 특별한 메뉴가 아닙니다. 시장 안 여러 음식점에서 오징어순대를 취급하고 있고, 튀김집에서도 오징어순대를 함께 판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튀김과의 콜라보를 이룬 새로운 변화
튀김집 앞에 서 있으면 새우튀김, 오징어튀김, 고추튀김 같은 메뉴와 함께 오징어순대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징어순대와 여러 종류의 튀김을 묶어 세트로 판매하는 곳도 있어 여행객 입장에서는 한 번에 여러 가지 시장 음식을 맛보기 좋습니다. 속초중앙시장이라는 공간 자체가 관광객에게는 하나의 먹거리 코스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판매 방식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구경을 하다가 튀김 한 봉지를 사고 오징어순대도 몇 조각 곁들이는 식으로 먹을 수 있으니 별도의 식사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부담 없이 맛볼 수 있습니다.
오징어순대 가격은 1개 15,000원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오징어순대 가격을 보면 대략 1개에 15,000원 정도인 경우가 눈에 띕니다. 오징어 한 마리의 크기나 속재료, 조리 방식에 따라 가격에는 차이가 있지만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메뉴라는 점을 생각하면 오징어 한 마리를 통째로 사용하는 음식의 특성이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한 전통식 오징어순대에서 벗어나 각 가게마다 자신만의 재료를 넣거나 곁들임을 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누룽지를 넣은 오징어순대입니다.
누룽지를 넣으니 식감이 달라졌다오징어순대 속에 누룽지를 넣는 방식은 전통적인 오징어순대와는 조금 다른 재미를 줍니다. 누룽지는 밥을 눌러 만든 음식 특유의 구수한 향이 있고, 조리 과정에서 생기는 고소한 맛도 강합니다. 여기에 오징어의 쫄깃한 식감이 더해지면서 한입 먹었을 때 서로 다른 질감이 느껴집니다. 특히 누룽지를 활용한 오징어순대는 단순히 속을 채우는 재료 하나를 바꾼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징어의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 사이에서 누룽지가 씹히면서 바삭한 느낌을 더해줍니다.
속초중앙시장에서 판매되는 누룽지 오징어순대 가운데는 1개 15,000원에 판매되는 제품도 있습니다.
오래된 지역 음식이라고 해서 반드시 옛날 방식만 고집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광객들의 입맛과 시장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재료를 넣고 조리법을 바꾸면서 또 다른 오징어순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은 깻잎에 싸서 먹는다최근 오징어순대를 먹는 방식에서 재미있는 변화도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깻잎에 싸서 먹는 방법입니다. 잘라 놓은 오징어순대를 깻잎 한 장 위에 올리고 그대로 싸서 먹으면 오징어의 맛에 깻잎 특유의 향이 더해집니다.
특히 누룽지가 들어간 오징어순대라면 깻잎의 향과 누룽지의 고소함, 오징어의 쫄깃한 식감이 한꺼번에 어우러집니다. 예전에는 오징어순대를 간장이나 초고추장 등에 찍어 먹는 방식이 익숙했다면, 요즘 시장에서는 깻잎을 곁들여 먹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음식의 기본 형태는 그대로 두면서 먹는 방법을 조금씩 바꾸고 있는 셈입니다. 튀김과 함께 먹는 속초의 시장 음식속초중앙시장에서 오징어순대를 보고 있으면 이 음식이 왜 지금까지 살아남았는지도 조금 이해가 됩니다.
오징어순대는 한정식처럼 시간을 들여 먹는 음식이 아니라 시장을 걸으며 간단하게 맛볼 수 있습니다. 튀김집에서는 튀김과 함께 판매할 수 있고, 여러 명이 방문했다면 한 마리를 잘라 나눠 먹기도 편합니다. 무엇보다 오징어라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수산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속초라는 지역의 이미지와도 잘 맞습니다.
속초를 방문한 관광객이 시장에서 닭강정을 사고, 튀김을 고르고, 오징어순대를 맛보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도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오징어순대는 지금도 변하고 있다오징어순대가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단순히 오래된 음식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동해안에서 잡히던 오징어라는 지역의 식재료, 속초의 실향민 음식문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장의 성장 등이 서로 맞물리면서 지금의 오징어순대가 만들어졌습니다.
변화하는 스타일, 깻잎과의 조화
그리고 그 음식은 현재에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누룽지를 넣어 바삭한 식감을 더하고, 튀김과 세트로 판매하며, 깻잎에 싸서 먹는 방식까지 등장했습니다. 전통 음식이란 반드시 옛날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야 하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지역에서 계속 팔리고 사람들이 찾아 먹으면서 새로운 형태가 더해지는 것도 음식문화가 이어지는 한 방식입니다. 속초중앙시장에서 만나는 오징어순대가 바로 그런 음식입니다.

속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시장을 둘러보면서 오징어순대 한 마리를 주문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가격은 1개 15,000원 안팎. 그냥 먹어도 좋지만 누룽지가 들어간 제품이라면 바삭한 식감을 먼저 느껴보고, 깻잎에 싸서 먹었을 때 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비교해 볼 만합니다.
속초의 바다에서 나온 오징어가 시장의 손길을 거쳐 하나의 지역 음식으로 자리 잡고,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오징어순대 한 접시가 단순한 시장 간식처럼만 보이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