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중앙시장 먹거리 여행
속초에 가면 바다도 보고 설악산도 찾게 되지만, 개인적으로 속초 여행에서 빼놓기 아까운 곳이 바로 속초중앙시장입니다.
이번에 저도 속초중앙시장에 들렀습니다. 정식 명칭은 현재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불리고 있으며, 주소는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12입니다. 시장 안내에는 중앙로147번길 16에 있는 점포들도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 시장을 찾아갈 때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는 것이 편합니다.
평일에 방문했기 때문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상당히 붐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날은 시장 안을 비교적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유명한 먹거리까지 한산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시장에서 직접 구입한 것은 강원도막걸리빵, 오징어순대, 그리고 만석강정이었습니다.
1953년에 시작된 속초중앙시장
속초중앙시장의 역사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오래됐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자료에 따르면 이 시장은 6·25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3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속초리 3구에 자리 잡고 있어 ‘3구 시장’이라고 불렸고, 이후 속초가 시로 승격하고 중앙동에 자리 잡으면서 1966년부터 ‘중앙시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장 주변 도로가 확장되면서 수산물과 건어물 시장으로 성장했고, 1970년대 중반에는 설악산 관광이 활기를 띠면서 건어물 점포만 60여 곳이 새롭게 들어섰다고 합니다.
1988년에는 시장 안에 상가건물이 신축되면서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상권 변화로 전통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2006년부터 시장활성화사업이 진행됐고, 이후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이름을 바꾸며 관광시장으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2011년에는 ‘여행하기 좋은 전통시장 10선’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시장에 들어가 보면 왜 관광객들이 찾는지 알 수 있습니다. 수산물, 젓갈, 건어물뿐 아니라 닭강정과 오징어순대 같은 관광객들이 찾는 먹거리까지 한곳에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평일이라 생각보다 한산했던 시장
이번에는 평일에 방문했습니다.
속초중앙시장이라고 하면 항상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모습을 떠올렸는데, 이날은 의외로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시장 안을 걸어 다니면서 가게들을 구경하기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시장 공식 안내를 보면 수산물 30개 점포, 젓갈 26개, 횟집 24개, 건어물 25개, 닭·치킨 13개, 음식점 29개 등 다양한 업종이 들어서 있습니다. 의류와 침구 점포까지 합치면 시장이 단순히 먹거리만 파는 곳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광객의 시선은 역시 먹거리로 향하게 됩니다. 저 역시 시장을 둘러보다가 결국 몇 가지 음식을 사게 됐습니다.
줄 서서 산 강원도막걸리빵
이번 시장 방문에서 가장 기대했던 음식 중 하나가 강원도막걸리빵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평일이라 시장 전체는 한산한 편이었는데 이곳만큼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결국 줄을 섰습니다.
강원도막걸리빵은 속초중앙시장 안에서도 꽤 유명한 먹거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방문객들이 줄을 서서 구입한다는 후기가 꾸준히 확인되고 있고, 판매 가격도 1개 5,000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1개에 5,000원 하는 막걸리빵을 두 개 샀습니다. 총 1만원입니다.
사실 빵 하나를 사려고 줄까지 서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따뜻할 때 먹으니 특유의 발효 향이 느껴졌고, 일반적인 빵과는 식감도 달랐습니다. 지나치게 달거나 화려한 맛이 아니라 담백하면서도 은근히 계속 손이 가는 맛이었습니다.
그래서 ‘아,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속초중앙시장 방문에서 줄을 선 것이 아깝지 않았던 음식이었습니다.
오징어순대 한 접시, 1만5천 원
속초에 왔는데 오징어순대를 그냥 지나치기도 어려웠습니다. 속초중앙시장의 공식 소개에서도 오징어순대와 아바이순대를 대표적인 시장 먹거리로 소개하고 있을 만큼 속초를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가 먹은 오징어순대는 1인분에 15,000원이었습니다. 오징어 몸통 속에 속을 채워 익혀낸 오징어순대는 일반 순대와는 식감부터 다릅니다.
속초에 오면 회나 물회만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전통적인 지역 음식 하나를 먹어보는 것도 시장 여행의 재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83년부터 이어진 만석강정
그리고 속초중앙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닭강정입니다.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만석닭강정입니다.
만석닭강정은 1983년 속초 중앙시장에서 시작했습니다. 현재 회사 측에서도 1983년 창립 이후 이어온 전통을 강조하고 있으며, 시장 1호점은 만석닭강정의 첫 역사를 시작한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속초를 대표하는 먹거리 브랜드로 성장한 셈입니다. 특히 일반적인 튀김기계가 아니라 가마솥을 이용해 닭을 튀기는 방식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결국 한 박스를 샀습니다. 가격은 2만원이었습니다.
시장에 와서 만석강정 한 박스를 손에 들고 나오니 ‘아, 속초에 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닭강정은 현장에서 바로 먹는 사람도 있지만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실제로 만석닭강정은 현재도 가맹점이나 체인점을 별도로 개설하지 않고 있으며, 수도권 등을 대상으로 백화점 팝업스토어 형태로 판매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술빵 1만원, 오징어순대 1만5천원, 강정 2만원
이번 속초중앙시장에서는 꽤 재미있는 먹거리 쇼핑을 했습니다.
강원도막걸리빵은 5,000원짜리 두 개를 구입해 1만원을 썼고, 오징어순대는 1인분 15,000원, 만석강정 한 박스는 2만원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구입한 것만 계산해도 모두 45,000원입니다.
그런데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면 왜 관광객들이 속초중앙시장을 여행 코스에 넣는지 이해가 됩니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시장이 아니라 속초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동해안의 수산물, 지역 특산물, 오래된 상점들이 한곳에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줄을 서는 음식과 줄이 없는 시장
이번 방문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평일이라 시장 전체는 생각보다 한산했는데, 유명한 먹거리 앞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강원도막걸리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섰던 기억이 가장 강하게 남습니다.
그리고 그 기다림 끝에 따뜻한 막걸리빵을 먹어보니 ‘줄 선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석강정은 2만원을 주고 한 박스를 사 왔고, 오징어순대도 1인분 15,000원에 맛봤습니다.
속초중앙시장은 1953년 형성되기 시작한 오래된 전통시장이지만, 지금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지역의 맛을 경험하는 관광시장으로 완전히 자리 잡은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평일이라 복잡하지 않게 시장을 둘러볼 수 있었고, 오히려 여유롭게 가게들을 구경하면서 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볼 수 있었습니다.
속초에 다시 가게 된다면 아마 시장에도 다시 들를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강원도막걸리빵 앞에 또 줄이 서 있다면 이번에도 고민하지 않고 줄을 설 것 같습니다.
5,000원짜리 빵 두 개를 사기 위해 기다렸지만, 이번에는 그 기다림이 아깝지 않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