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메타세쿼이아길 답사기
도시의 가파른 호흡에서 벗어나 가슴 깊은 곳까지 맑은 수풀 향을 차곡차곡 채워 넣고 싶은 날이 있다. 신록이 짙어지거나, 단풍이 타오르거나, 혹 은 고요한 눈꽃이 드리운 길을 달리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는 곳. 영화와 드라마, 수많은 사진작가들의 프레임 속에 담기며 전북의 낭만 드라이브 코스로 자리 잡은 ‘진안 부귀 메타세쿼이아길’을 직접 방문한 경험담과 여행팁이다.
첫인상, 도로 위로 펼쳐진 거대한 주황·초록의 터널
전주에서 구불구불한 모래재 고개를 넘어 진안 부귀면 장승 초입에 다다르면, 마치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서는 문처럼 곧게 뻗은 나무줄기들이 눈앞을 가로막는다. 약 1.5km 남짓 이어진 이 길은 담양의 걸어 다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과 달리, 실제 자동차가 여유롭게 오가는 지방도로(모래재로)라는 점에서 독특한 멋을 풍긴다.
차창을 아래로 내리자마자 쏟아지는 시원한 바람과 나무 냄새가 차 안을 가득 채운다. 도로 양옆으로 키 큰 메타세쿼이아들이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 있어, 길 전체가 거대한 자연 터널을 형성하고 있다. 차를 타고 천천히 달리는 것만으로도 수놓아진 햇살 조각들이 보닛 위로 흩어지며 일상의 시름을 잊게 만든다.
길 한편에 위치한 소형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흙길 경계석을 따라 걸어보았다. 시속 30km의 서행 속도에서는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발걸음 끝에서 비로소 도드라진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걸어가는 연인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카메라 셔터 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위치 및 찾아가는 법 (교통 안내)
진안 부귀 메타세쿼이아길은 접근성이 뛰어난 편이라 전주나 마이산 근처를 여행할 때 동선에 넣기 좋다.
•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부귀면 모래재로 841 (세동리 69-3)
• 입장료 / 주차비: 무료 (상시 개방)
• 자가용 이용 시전주 출발: 익산-포항 고속도로 진안IC 방향 또는 26번 국도를 타고 구 모래재 도로 진입 ➔ 모래재 고개를 따라 진입하면 바로 가로수길 시작.
• 주차 팁: 가로수길 중반부 및 끝자락에 소규모 무료 주차장과 간이 화장실이 조성되어 있다. 주말에는 도로변 갓길에 서행 주차하는 차량이 많으므로 보행 시 주의가 필요하다.
• 대중교통 이용 시진안 시외버스터미널 출발: 진안-부귀-모래재 노선의 농어촌버스를 이용하여 ‘장승’ 또는 ‘세동’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다. (시골 버스는 배차 간격이 길므로 사전 운행 시간표 확인 필수)
인근 연계 볼거리
메타세쿼이아길 구간 자체가 길지 않기 때문에 주변 관광지와 함께 동선을 짜면 훨씬 풍성한 하루를 만들 수 있다.
① 마이산 도립공원 & 탑사 (차로 약 15분)진안의 상징이자 암마이봉·수마이봉의 이색적인 산세가 돋보이는 명소.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쌓아 올린 탑사의 80여 개 돌탑과 사양제 호수 산책로는 메타세쿼이아길 방문 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핵심 코스다.
② 모래재 휴게소 & 구 모래재 드라이브 코스옛 26번 국도 구간인 모래재길은 굽이치는 곡선도로와 드넓은 숲이 어우러져 라이더들과 드라이브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구간이다. 차 한 잔의 여유와 함께 모래재 고개의 운치를 만끽하기 좋다.
③ 진안 홍삼스파 (차로 약 20분)답사로 지친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한방 데스티네이션 스파. 마이산 풍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웅진탕과 홍삼 액기스 버블 테라피는 여행의 마무리를 온전한 힐링으로 채워준다.
인근 진안의 맛집 & 감성 카페
금강산도 식후경, 진안의 풍미를 담은 특산물 요리와 가로수길 근처 쉼터를 소개한다.
• 진안 흑돼지 전문점 (마이산 인근): 진안은 고원지대 특유의 기후 덕에 육질이 쫀득한 흑돼지가 유명하다. 숯불에 구워내는 삼겹살이나 양념구이는 기름기가 적고 고소함이 으뜸이다.
• 연꽃두부 (진안읍): 메타세쿼이아길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 100% 국산 콩으로 매일 아침 직접 만드는 수제 두부 요리집으로, 담백한 두부전골과 고소한 순두부찌개가 여행자의 속을 편안하게 달래준다.
• 카페 진안 (모래재로 인근): 메타세쿼이아길 바로 인근에 위치한 고즈넉한 카페. 야외 테라스석과 넓은 정원이 있어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바라보며 시원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기 좋다.
촬영 및 방문 참고사항
꿀팁안전 주의: 보행자 전용 데크길이 일부 조성되어 있으나, 기본적으로 자동차가 통행하는 실제 도로다. 도로 한가운데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반드시 양방향 차량 이동을 확인해야 한다.
베스트 프레임: 도로가 살짝 굽어지는 곡선 구간에 삼각대를 세우고 망원 렌즈나 인물 모드로 촬영하면 나무들이 빽빽하게 겹쳐지면서 웅장하고 깊이감 있는 숲 터널 인생샷을 얻을 수 있다.
계절별 매력:
• 봄·여름 (5월~8월): 눈이 시릴 정도로 푸릇한 초록의 청량함.
• 가을 (11월 초·중순): 붉고 황갈색으로 물드는 클래식한 단풍 터널.
• 겨울: 나뭇가지 위로 하얀 눈꽃이 얹힌 환상적인 설경.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쉼표가 필요하다면, 바람 소리와 나무 향이 반겨주는 진안 부귀 메타세쿼이아길로 드라이브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액자 속 풍경 같은 잔상이 오랫동안 가슴속에 머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