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렌체, 베키오 다리와 시뇨리아광장 답사기

이탈리아 피렌체를 여행한다면 반드시 가야 되는 곳

이탈리아 여행에서 빠질수 없는 곳은 바로 폰테 베키오(Ponte Vecchio), 우리말로 하면 ‘오래된 다리’라는 뜻의 베키오 다리입니다.

피렌체를 대표하는 관광지 가운데 하나인 이 다리는 단순히 강을 건너는 다리가 아닙니다. 다리 위에 상점들이 줄지어 있고, 중세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바로 옆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피치 미술관이 있습니다. 여기에 메디치 가문의 역사까지 겹쳐 있으니 피렌체를 제대로 느끼려면 빼놓을 수 없는 장소입니다.


아리아의 한 소절에 나온 그 유명한 다리



“오 미오 바비노 카로”에 등장하는 베키오 다리, 푸치니(Giacomo Puccini)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Gianni Schicchi)》에 나오는 유명한 아리아가 있습니다.

〈O mio babbino caro〉, 우리말로 하면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정도의 뜻입니다. 주인공 라우레타(Lauretta)가 사랑하는 남자 리누초(Rinuccio)와 결혼하고 싶지만 아버지가 반대하자, 아버지에게 애절하게 부탁하는 노래입니다.


노래 속에는 피렌체의 실제 장소가 등장

“Andar sul Ponte Vecchio”
‘베키오 다리로 가서’라는 뜻입니다.
라우레타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한다면 너무나 슬프고 절망적인 마음으로 아르노강에 몸을 던지고 싶다는 식으로 아버지를 설득합니다. 그래서 베키오 다리와 아르노강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사랑과 절망이 교차하는 장소로 등장합니다.


아리아 노래의 주요 내용

사랑하는 리누초와 결혼하게 해달라고 아버지에게 애원하면서, 만약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신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호소합니다. 실제로 베키오 다리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르노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오페라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노래 속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화려한 관광지라고만 생각했던 다리가 어느 순간 오페라 속 무대처럼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7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오래된 다리

현재의 베키오 다리는 1345년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전에도 이 자리에는 여러 차례 다리가 있었지만 아르노강의 홍수로 파괴되곤 했습니다. 피렌체 공식 관광 정보에서도 현재의 다리는 1345년에 건설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베키오 다리를 바라보면 재미있는 역사 하나를 알게 됩니다.
오늘날에는 다리 양쪽으로 금세공품과 보석을 판매하는 고급 상점들이 줄지어 있지만, 과거에는 이곳에 정육점과 생선가게, 가죽을 다루는 상인 등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즉, 지금의 화려한 보석 상점 거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던 셈입니다.
1593년 메디치 가문의 페르디난도 1세가 다리의 상점들을 금세공업자와 보석상 중심으로 바꾸면서 지금과 같은 베키오 다리의 모습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피렌체 관광 정보에서도 기존 정육점과 생선가게가 금세공업자 상점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수백 년 전에는 고기와 생선을 팔던 사람들이 오가던 다리가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보석 상점 거리로 변해 있으니 말입니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아르노강은 이탈리아의 역사와 함께한다

베키오 다리 아래를 흐르는 강은 아르노강(Arno River)입니다.
아르노강은 피렌체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강입니다. 피렌체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며 도시를 남북으로 나누고, 베키오 다리를 비롯해 여러 역사적인 다리들이 강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다리 위에서 강을 바라보면 물 위로 피렌체의 오래된 건축물들이 이어지고, 주변의 다른 다리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베키오 다리는 단순히 ‘건너가는 다리’가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강과 도시를 바라보는 전망대 같은 역할도 합니다.


우피치 미술관이 바로 옆에

베키오 다리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옆에 우피치 미술관(Gallerie degli Uffizi)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피치 미술관은 르네상스 미술의 중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한 미술관입니다. 
메디치 가문이 수집한 방대한 예술품을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등 서양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원래 우피치(Uffizi)라는 이름 자체가 ‘사무실’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코시모 1세 데 메디치가 행정기관을 한곳에 모으기 위해 건물을 만들었고, 이후 메디치 가문의 예술품이 들어오면서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발전했습니다. 1769년에는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기 시작했습니다. 베키오 다리를 걷다가 조금만 옆으로 이동하면 르네상스 최고의 예술품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피렌체의 놀라운 점입니다.

메디치 가문의 재력을 나타내는 지역

베키오 다리를 자세히 보면 다리 위에 일반적인 상점 건물과는 조금 다른 구조물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바사리 회랑(Corridoio Vasariano)입니다.

1565년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 1세 데 메디치의 명령으로 건축가 조르조 바사리가 만든 이 회랑은 우피치에서 시작해 베키오 다리를 건너 피티 궁전까지 이어집니다.
메디치 가문이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로 내려오지 않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하기 위한 일종의 전용 통로였던 것입니다. 우피치 미술관 공식 자료에 따르면 약 760m에 이르는 이 회랑은 불과 5개월 만에 건설됐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관광객의 입장에서 걷는 공간 위로 과거에는 피렌체를 지배했던 메디치 가문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베키오 다리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다비드상을 볼 수 있는 곳

베키오 다리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피렌체의 중심부인 시뇨리아 광장(Piazza della Signoria)에 도착합니다.
이곳 역시 메디치 가문과 피렌체의 정치·역사가 깊게 얽혀 있는 장소입니다.
광장에는 미켈란젤로의 유명한 다비드상 복제품이 서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오늘날 광장에 서 있는 것은 복제품이고, 미켈란젤로가 만든 원본은 현재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원본 다비드상이 이 광장에 세워져 있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바라보는 다비드상은 단순한 복제품 이상의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베키오 궁전과 로지아 데이 란치 등 역사적인 건축물과 조각들이 이어집니다.


베키오 다리에서 시작해 우피치 미술관을 보고, 시뇨리아 광장으로 걸어가 다비드상까지 만나는 길
불과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인데도 그 안에 중세 피렌체와 르네상스, 메디치 가문, 미켈란젤로와 보티첼리, 그리고 푸치니의 오페라까지 모두 들어 있습니다.

피렌체를 여행하면서 베키오 다리 주변을 걸으면 정말 많은 관광객을 만나게 됩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 보석 상점을 구경하는 사람, 아르노강을 내려다보는 사람, 우피치 미술관으로 향하는 사람들로 다리는 늘 활기가 넘칩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역사를 조금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수백 년 전부터 사람들이 오가던 다리이고, 과거에는 정육점과 생선가게가 있었으며, 메디치 가문의 전용 통로가 그 위를 지나갔고, 지금은 금세공업자와 보석상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리 아래에는 피렌체의 아르노강이 흐르고, 바로 옆에는 세계적인 우피치 미술관이 있습니다.조금만 더 걸으면 메디치 가문의 흔적이 남아 있는 시뇨리아 광장과 다비드상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곳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베키오 다리에 서서 아르노강을 바라보며 푸치니의 〈O mio babbino caro〉를 들어보는 것은 피렌체 여행에서 꽤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Andar sul Ponte Vecchio”
노래 속에서 사랑 때문에 베키오 다리로 향하려 했던 라우레타의 목소리를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를 대표하는 장소이면서, 역사와 예술, 음악과 사랑의 이야기가 한곳에 겹쳐 있는 곳. 베키오 다리는 피렌체 여행에서 반드시 한 번은 걸어볼 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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