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을 걸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정말 별것이 다 있다는 것입니다.
화장품 가게가 줄지어 있고, 패션 매장이 있고, 길거리 음식 노점이 있고, 식당과 카페가 있습니다. 조금만 골목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가게가 나오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점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명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K-뷰티입니다. 올리브영을 비롯한 화장품 매장에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 사람에게는 익숙한 화장품들이 외국인에게는 ‘한국에서만 살 수 있는 쇼핑 아이템’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서울시도 명동을 서울의 대표적인 쇼핑 중심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패션 매장과 화장품 매장, 노점 등이 함께 들어서 있고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지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명동거리를 걷다 보면 한국 여행을 처음 온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거의 한꺼번에 등장합니다.
먹을 것, 살 것, 볼 것, 사진 찍을 것.
그래서 명동은 관광객에게 상당히 편리합니다.
도쿄의 시부야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로 거대한 전광판과 건물들이 보입니다. 신호가 바뀌면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도로를 건너는 스크램블 교차로.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아, 내가 도쿄에 왔구나’라는 느낌이 듭니다. 도쿄 공식 관광 사이트도 시부야를 현대 일본 문화의 중심지이자 패션과 예술, 음악, 음식이 뒤섞인 곳으로 소개합니다. 특히 스크램블 교차로와 젊은 패션 문화는 시부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요소입니다.
명동이 관광객을 위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다면 시부야는 관광객과 현지인이 뒤섞여 있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시부야를 걷다 보면 ‘일본 관광지를 구경한다’는 느낌보다 ‘도쿄 사람들의 일상 속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명동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시 K-뷰티입니다.
한국 화장품을 사기 위해 명동을 찾는 외국인이 많고, 다양한 브랜드를 한꺼번에 비교하면서 구입하기에도 편리합니다. 반면 시부야의 강점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시부야109입니다. 도쿄 관광 공식 자료에 따르면 시부야109는 1979년에 문을 연 이후 일본문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성장했고, 약 120개의 매장이 10개 층에 들어서 있습니다. 또한 파르코 시부야나 시부야 히카리에 같은 곳으로 가면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젊은 패션뿐만 아니라 디자인, 예술, 인테리어, 생활용품, 식음료까지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즉 명동이 ‘한국에서 무엇을 사 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장소라면 시부야는 ‘일본의 최신 유행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구경하는 장소에 가깝습니다.
길거리 포장마차가 많은 명동의 어드밴테이지
두 곳의 또 다른 차이는 먹거리입니다.
명동을 걷다 보면 길거리 음식 냄새가 사람을 붙잡습니다. 꼬치, 닭강정, 계란빵, 핫바, 만두, 떡볶이 등 한국 여행객이라면 한 번쯤 먹어보고 싶은 음식들이 길거리에서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외국인에게는 이것 자체가 하나의 관광 콘텐츠입니다.
반면 시부야는 길거리 음식보다는 식당과 카페, 이자카야, 바 등의 선택지가 훨씬 다양합니다. 시부야 센터가이 주변으로 들어가면 패스트푸드부터 일본 음식, 서양 음식, 술집까지 다양한 가게가 이어집니다. 도쿄 관광청도 이 지역을 패션과 음식, 바, 노래방 등이 뒤섞인 활기찬 거리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명동은 걸으면서 하나씩 사 먹는 재미가 있고, 시부야는 골목 안으로 들어가 마음에 드는 식당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밤 문화의 차이가 확연한 두 거리
낮의 명동과 밤의 명동도 분위기가 다릅니다.
저녁이 되면 간판에 불이 켜지고 길거리 음식점이 활기를 띠면서 관광객이 더욱 많아집니다. 쇼핑을 마친 사람들이 음식모든 사용자점으로 몰리고, 골목마다 사람들로 붐빕니다.
시부야 역시 밤이 되면 더욱 강렬해집니다. 네온사인과 대형 전광판,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낮보다 밤에 훨씬 인상적입니다. 특히 스크램블 교차로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신호에 맞춰 움직이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두 곳 모두 ‘밤에 가야 제대로 볼 수 있는 거리’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는 명동은 관광객에게 친절하고, 시부야는 도시 자체가 관광지가 되어 있습니다.
명동에서는 외국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상당히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화장품, 한국 음식, 기념품, K-POP 관련 상품, 쇼핑. 관광객이 원하는 것들이 명동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반면 시부야는 관광객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라기보다 원래부터 도쿄의 중요한 상업·문화 지역이었고, 그 안에 관광객이 들어오는 형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시부야에서는 관광객이 아닌 일본 젊은이들의 패션이나 행동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이라면 저는 명동을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서울의 쇼핑, 음식, K-뷰티를 짧은 시간 안에 경험하기 좋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에게는 명동이 상당히 재미있는 곳입니다. 일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브랜드와 전혀 다른 한국 브랜드가 한곳에 모여 있고, 가격과 제품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도쿄를 여러 번 방문했거나 일본의 젊은 문화와 최신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시부야가 훨씬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시부야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지금 일본 젊은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명동과 시부야, 결국 서울과 도쿄의 차이
명동과 시부야를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결론이 나옵니다.
두 곳 모두 쇼핑과 음식, 젊은 문화가 모여 있고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습니다. 하지만 명동에서는 ‘한국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사 갈 것인가’가 중요하고, 시부야에서는 ‘지금 도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보는 재미가 더 큽니다.
명동은 K-뷰티와 K-푸드의 힘으로 외국인을 끌어들이고 있고, 시부야는 패션과 음악, 예술, 도시문화 자체가 관광자원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두 곳을 단순히 ‘서울의 명동 = 도쿄의 시부야’라고 생각하면 조금 아쉽습니다.오히려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명동은 서울을 여행하는 사람이 반드시 한번쯤 들러야 하는 곳이고, 시부야는 도쿄라는 거대한 도시의 현재를 가장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서울 여행에서 명동을 걸어봤다면 다음에는 도쿄의 시부야를 걸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시부야를 경험한 일본인 관광객이라면 서울의 명동에 와서 ‘한국은 이렇게 도시를 관광지로 만드는구나’라고 비교해 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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